- 정호선 세계학생UN본부 본부장 인터뷰 기사 -



통일의 중요성 세계 지도자에 알리는 ‘세계학생UN’ 발족

10년 후 어머니·학생 100만명 확보…평화통일 위해 활동

각 정당들 통일방법에 대한 일목요연한 해답 내놓지 못해


연합제 통일이냐 연방제 통일이냐의 주제는 남북간 해묵은 갈등 중 하나이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는 데까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논란이 종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더 이상 진전이 없는 남북관계도 통일방법을 놓고 또 한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해소될 것이 자명하다.


정호선 세계학생UN 본부장도 이 고비를 넘을 방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1976년 경북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20년간 학자의 길을 걷다가 1996년 15대 국회의원(전남 나주)으로 당선된 이후 통일 문제에 눈을 뜨고 정책적 해법을 연구하고 있다.


독일식 흡수통일 방법 절대 안돼


정 본부장은 통일에 대한 열망이 점차 식어가는 이유가 정부에게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가 통일방안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각 정당에게 통일방법을 물어봐도 일목요연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 점이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그 이유를 통일이후의 경제적 부담에서 찾았다. 그래서 이색적인 통일방법을 제시했다. 휴전선이 존속하는 ‘1국가 2체제 연합제’가 그것이다.


정 본부장은 “통일되면 북한에서 적어도 120만 명이 남쪽으로 내려온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하루 만원씩만 줘도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그래서 통일이 싫다는 것이 현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그들이 내려오려면 휴전선이 무너져야 하는데 그것은 북한당국에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이야기로“전쟁이 아니면 휴전선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전선을 없애는 것도 부담이 되고, 정작 휴전선을 없애는데도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통일문제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을 하려면 휴전선을 없애는 통일과 휴전선을 없애지 않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독일과 베트남처럼 휴전선을 없애는 것은 피를 흘리던지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해 남북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휴전선을 존속시키는 통일이 돈이 들지 않는 통일”이라며 이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방법을 마라톤에 비유 “20㎞ 중간지점의 목표를 얘기한 것”이라며 “유럽연합이나 미국의 합중국 방식을 본받아 1국가 2체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법을 연방제라 부르면 북한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있어 연합제로 부른다.”며 외교ㆍ국방문제만 통합하고 여타 부분은 독자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1국가 2체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정 본부장은 독일식흡수통일 방법에 대해 단호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전쟁 이 아니고선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한의 군사력이 월등히 앞서도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혹 흡수통일이 가능해도 이롭지 않다며 △국민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싫어한다는 점 △장기간 분단을 통해 재산권이 바뀌어 재산문제를 놓고 대혼란이 올 것이란 점 △과정이 상당히 복잡해 국력소모가 심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경노선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정 본부장은 “남북연합을 한다면 간도와 연해주도 찾을 수 있다”면서 일본과 중국 사이의 제3세력으로 자리매김해 유럽연합처럼 아시아연합을 구성하는 것을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정부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한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선 퍼주기란 비판이 있는데 지원액수가 문제가 아니다. “1국가2체제로 가면 지원에 그치지 않고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상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점을 거론하며 1국가2체제로 가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개성뿐만 아니라 평양이나 북한 곳곳에 수많은 공장을 안정적으로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구상한 민간인통제구역 개발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민간인통제구역 지역에 도로나 철도, 전기 등 SOC를 투자해 토지조성을 하고, UN참전 16개국에 분양하면 자유를 지켜준 보은의 차원도 되고 여러 나라가 모일 것이니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6개국이 병원, 대학, 기념관 등 의료교육문화시설을 건설하면 아시아의 부자들이 좋은 병원을 찾아 이곳에 모이고 우리 학생들도 멀리 유학 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이 계획에 대해 “우리나라의 허리를 살리는 것”이라며 “잘린 허리를 살려야 사람이 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북정책 강경노선 남한이 손해


정 본부장은 1국가2체제 연합제구성이 실현되려면 공감대 형성이 우선 필요하고, 국민여론이 조성돼야 헌법이나 개별법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민간단체에서 통일에 대비해 국호와 국가, 국기 등을 정하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통일을 제2의 건국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그는 통일을 망설이는 여론에 대해 “통일을 결혼에 비유하면서 지금 결혼 안한다고 미루면 노총각, 노처녀 될 것 아닙니까.”


IT 전문가로 알려졌는데 민족통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전자공학만 연구하다 15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 만남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문제가 통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 2000년부터 서울에 사무실을 내고 민족운동을 하는 분들을 만났다. 유일한 분단국이고, 경제도 통일이 돼야 더욱 발전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IMF 때 우리나라가 2014년까지 2만불 회복을 못한다는 예측을 한 적이 있다. 3만불 시대를 열어야하는데 지금 2만불에서 후퇴하고 있다.


통일을 위해 민족통일 운동하는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북한과 직접교류,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토론도 중요하지만, 같은 선상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자신의 통일운동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본부장을 맡고 있는 세계학생UN본부에 대해 알려 달라.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회장이 정회원이다. 학생회장과 부회장이 전국에서 1년에 5만명 정도 나온다. 이들의 학부모들 중 어머니도 약 5만명이다. 학생과 어머니 이 두 개의 축을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본 것이다. 그래서 2003~4년에 전국학생회장들을 모아 정보화시대 관련해 발표회를 열었다. 2007년에 다시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총재로 모시고 본부장을 맡아 세계학생UN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학생UN본부의 비젼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는 획기적인 변화는 통일에서 온다. 통일주체는 학생들이고 이들이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통일주체가 될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회에 알리며, 세계학생UN본부를 통해 발표회 등 활동을 하는 것이다. 전국의 학생회장들로 세계학생회를 만들어,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 집안에서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면 끊도록 권유할 사람은 할머니도 아니고 며느리도 아니다. 유치원 다니는 손녀딸이 담배 피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고 말하면 할아버지가 담배를 끊을 수 있다. 통일 문제 해결에 젊은 학생들이 나서야 된다는 이유가 충분한지 모르겠다.


남한의 통일정책에 관해 어떤 평가를 하는가.


일관성 있는 통일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말로만 하지 않는 실천이 중요하다. 정부가 마음먹고 하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북한에 대한 분석을 면밀하게 정리하고, 실천해야 된다.


통일주체는 학생…미래의 지도자


현재 국민들이 공감하는 통일정책에 대한 정책홍보와 사회통일교육이 필요한데 미흡한 것 같다. 북한과의 대화를 잘 풀어 나가야 정책이 성공한 것이라면 현재의 통일정책은 잘 안되고 있다 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면 얘기는 또 다르다. 어쨌든 통일시대 준비를 충분히 해야 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세계학생UN본부가 지난 13일에서 15일까지 국회에서 개최한 남북평화통일발표대회에서 발표한 학생들의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 출판할 것이다.
또 전국 각 지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을 알릴 계획이다. 3분 분량의 UCC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 세계에 홍보할 예정이다. 발표를 한 학생들 중에서 특강연사를 임명해 특강을 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10월경엔 전 세계 UN 회원국 고등학생 대표 192명을 초청, 국회에서 영문발표대회를 열어 전쟁ㆍ기아ㆍ공해 3분야로 결의문을 채택해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것이다.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분단 상황을 알아야 통일이 세계평화를 가져 올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년 5만 명씩 학생들이 배출되면 10년 후엔 50만 명이 된다. 어머니도 50만 명이 된다. 이들을 결합해서 세계 각 국으로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할 것이다. 일단 서울시내 학생회를 주축으로 연합체를 만들고 전국 학생회 연합체로 확대 구성할 것이다.


지난달 20일엔 카오스아트 전시회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통일론을 마고사상에서 근원적 뿌리를 찾았다. 마고사상은 마고란 전 세계의 어머니를 통해 결국 전 세계가 한민족 한 뿌리인 것을 말하고 있다. 마고사상은 역사적으로 사상적으로 고찰해보면 카오스 우주사상, 일즉다, 다즉일 사상이다. 이를 연구해서 전시회를 연 것이다. 마고사상 핵심은 천지인 사상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일체화돼서 우주사상을 형성한다. 전시회에 선보인 의상들은 이 세계통합사상을 표현한 것이다.


카오스아트는 수식을 계산해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흑인이나 백인이나 황인종이나 똑같이 그릴 수 있고, 색도 어느 나라만의 색이라 볼 수 없다. 그래서 세계통합의 옷이라 할 수 있다. 철학적인 옷을 입어야 생각도 바뀐다고 본다.


김종록 기자

김종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