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기계면 봉계리 용한천 정비공사 현장. 공사를 위해 뽑혀진 고목들이 운반을 위해 보호처리돼 있다.
포항지역의 한 하천정비공사 과정에서 수령 300년에 달하는 고목들이 대거 뽑혀져 전통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시는 공사현장의 사정상 어쩔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워 도시숲 조성에 재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고민 없는 사업으로 선조의 얼이 깃든 나무를 헤치고 있다”며 설계변경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가 발주한 기계 봉계리 용한천 정비공사는 홍수기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변 논밭에 해를 입힌다는 주변민원에따라 소하천정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월18일 착공된 이사업은 길이 1,2㎞, 폭 7m에 이르는 하천폭을 10-14m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22억원에 이른다.
주민들이 민원으로 추진된 사업이 오히려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은 하천주변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는 고목으로 이뤄진 숲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숲은 과거 마을 조성시 외풍과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방품림으로 고목의 수령은 최소 100년에서 많게는 300년에 달하는 팽나무 등이 자라고 있지만 포항시가 이를 외면하면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나무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포항시는 공사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목의 경우 훼손까지 된 것으로 알려지자 반발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하천과 나무들이 바로 인접해, 공사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부를 제거해야 한다”면서 “워낙 좋은 나무들이라 그냥 버리지 않고, 폐철도부지 도시녹림조성 사업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취재본부 김영식기자

김영식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