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정치형태는 성인(聖人)정치이다. 지혜와 경륜 등 최고의 덕을 갖춘 성인이 다스리는 정치가 가장 훌륭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성인이 되려면 어느 정도 세대가 되어야 할까? 공자는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나이를 먹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이순(耳順), 70세 종심(從心)이라는 명언을 남긴다. 이치를 터득해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고(불혹),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지천명), 판단이 성숙해 남의 말을 받아들이고(이순), 도리를 깨우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른다(종심)는 뜻이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갑작스럽게 ‘세대교체’를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 그 진원지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라는 것도 다소 이채롭다. 지방선거 참패와 청장년층의 급격한 민심이반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자구책으로 세대교체론을 제기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집권여당이 아직도 민심이 무엇인지 번지수를 잘못 찾고 헤매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은 무엇보다 집권여당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경고이다. 특히 비판성향이 강한 젊은 청장년층 유권자들이 그런 민심을 주도한 것이다. 국민들은 집권여당에게 하루빨리 쇄신하고 화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지, 뜬금없이 세대교체가 어떠니 말싸움하라는 것이 아니다. 본말이 전도된 세대교체론은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 시점에 차라리 어느 정치인이 주장하듯이 ‘세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구세대와 노장청을 아우르는 정치야말로 쇄신과 화합을 실천하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구세대라고 무조건 배척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사고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건국과 분단, 전쟁과 빈곤을 겪으면서 피땀 흘려 산업화를 일구어낸 그 분들은 빛나는 세대이고 존경받아 마땅한 세대이다. 그렇게 산업화를 일구어낸 세대에다, 민주화를 이룩한 세대, 지식정보화시대를 앞당긴 세대 등이 힘을 모아야 우리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연령을 기준으로 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세대간의 간극을 좁히는 통합의 정치를 열망하고 있다.

cnb국회방송/논설위원 안상정

논설위원 안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