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인천시의회가 첫 걸음을 떼기도 전에 좌초했다. 인천시의회는 6일 제6대 시의회 개원과 함께 열린 제18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기신(남구 2) 시의원을 전반기 시의장으로, 제1부의장은 김기홍(남동 4) 시의원, 제2부의장은 이재호(연수 1) 시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 6일 열린 제6대 인천광역시의회 개원기념 경축연에서 송영길 시장, 김기신 시의회의장, 나근형 시교육감 및 의원들이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제6대 시의원의 의원 선서에 이어 개원식을 개최했다. 시의회는 7일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의회운영, 기획행정, 문화복지, 산업, 건설교통, 교육위원회의 상임위원을 선임하고, 상임위원장을 뽑는다.
여기까지는 제6대 시의회의 겉모습이다. 내막은 '심각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된다.

제6대 시의회에 선출된 민주당 소속 시의원 23명은 앞서 네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류수용 시의원(부평 5)을 시의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최근 류 의원이 가짜 학력 논란에 휘말리며 안팎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민주당 시당은 류 의원에 대한 내정을 번복하지 않고 류 의원에게 '표'로 심판 받길 주문했다. 이에 민주당 시의원 십여명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됐고, 지난 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파열음만을 남기고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시의장 선거는 민주당 이탈표와 한나라당과 무소속, 교육의원 등이 합심해 '표'로 류 의원을 낙마시켰다. 38명 전체 시의원이 참가한 의장 투표 결과 김 의원 20표, 류 의원 16표, 무효·기권 각 1표로 민주당의 분열은 사실로 확인됐다.

부의장 투표에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제1부의장을 별탈없이 끝낸 후 이성만(부평 1) 의원이 '20분 정회'를 요청했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소속 25명 시의원들만의 의총이 개최됐다.

속개된 제2부의장 투표에서 한나라당 이재호 의원 20표, 국민참여당 강병수(부평 3) 의원 18표의 결과로 끝났다. 의총에서 소수 정당으로 참여한 국민참여당에 대한 제2부의장 선출을 합의했다. 시의장, 제2부의장에 대한 투표 결과를 분석하면 민주당 내 7표 이탈, 소수 정당 등 13표가 뭉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야합'으로 판단한 민주당 시의원 중 16명은 개원행사에 불참하고, 민주당 시당에서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야합하는 시의원과 함께 할 수 없다"며 나머지 7명 시의원에 대한 당 징계를 요청했고,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당 결정을 위해 15명(1명 비례대표 제외)이 '탈당계'라는 배수진을 쳤다.
A 의원은 "지난달 18일 민주당 중앙당은 공문을 통해 다른 야당 또는 여당, 무소속 의원과 모의해 당론을 무시할 경우 엄중 문책하겠다고 지시했다"며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신임 김 의장은 "인천시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인천시의회도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했다고 해서 시의회 본연의 역할인 감시와 견제가 소홀하지는 않을 것이다"는 '묘한' 입장을 밝혔다.
7일 선출되는 상임위원과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도 잡음은 예상된다. 민주당 이탈표 7표와 소수 정당 등 13표가 뭉치면 시의회에서 어떠한 결정도 가능하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제6대 시의원들이 지역 일꾼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당리당략과 자리싸움에만 급급하다"며 "남은 4년의 시의회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인천/ 이태원 기자

인천/이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