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국으로 나가 생활한지 16년 만에 잠시 귀국한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대화중에 그의 눈에 변화된 대한민국이 어떤지 궁금했다.

‘16년 동안 우리나라도 참 많이 변했죠?’라며 질문을 던지니 그는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빌딩 층수만 늘었고 허영심만 커졌죠 뭐.’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서 ‘불과 얼마 전에 한국이 뜨는 것 같이 보이더니 최근 국회에서의 추행은 결국 뜨는 나라 실추시킨 꼴’이라며 거침없이 지적했다. 오랜만에 고국을 찾은 이가 보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였다.

16년 만에 찾은 고국에 대한 애틋한 향수보다는 오히려 그 옛날 떠난 것이 잘 한 것이라며 고개를 젓는 그가 계속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우리교민들에게 자랑스러운 고국이 되어야하는데 요즘 주변 환경은 대한민국에 있는 것조차 불안하게 만든다.

한동안 신문과 TV에서는 전투훈련과 지하대피소로 이동하는 장면 등으로 가득하여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 같은 느낌이다. 남녀불문하고 최근 삼삼오오 모이면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전쟁이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편안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를 책임지고 살림을 맡은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나?

동네 송년모임까지 찾아다니며 얼굴비추고 포장된 업적 알리기에 급급한 지역 국회의원에게는 지금 국가보다는 곧 다가오는 선거준비에 올 인하고 있다.

정당은 정당끼리 이념으로 다투기에 여념이 없고 지역과 나라살림을 맡은 자들은 자리 챙기기에 바쁘니 결국은 일반국민들만 힘들뿐이다.

희망차게 출발했던 2010(庚寅年)년은 이제 세월의 뒤안길로 들어서고 새로운 2011(辛卯年)년이 다가오고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고자 노력은 했지만 늘 생각만큼 되진 않았다.

2011년에는 모두가 편안하였으면 좋겠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신나는 학교생활이 되고, 성인 남녀에게는 일이 있어 행복하고, 가정과 사회를 위해 열심히 고생하셨던 어르신들은 건강한 노년으로 편안한 365일 2011년이 되길 기원한다.


최윤희 논설위원 (일대학 교수.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 여성회장.

최윤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