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운동장 내 대형마트 입점을 두고 인천시와 남구가 또 다시 맞붙고 있다.
남구와 구의회는 한 차례 실패한 입점제한 조례를 다시 만들기로 했고 시는 재검토 방침을 접고 사실상 입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 구의회 "입점 반드시 막겠다"
남구의회는 8일 시작하는 173회 임시회에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 대규모 점포 등록제한 조례안'을 상정했다.

지난해 12월 상정된 뒤 상위법 위반논란으로 지난달 폐지된 비슷한 조례안을 대체한 안이다.
구청장이 특정 전통시장으로부터 반경 500m를 설정, 그 안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을 제한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요지다.
기존 조례안과 골격은 같지만 상위법 위반우려가 있는 조항이 대부분 빠지거나 고쳐졌다.
구의회 문영미(민주노동당) 의원은 "새 조례안으로도 입점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고 본다"며 "조례 제정과 함께 이번 임시회에서 정부에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 재개정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섭 남구청장도 입점제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7일 "지난 번 조례안은 다소 무리가 있어 공포하지 못했지만 이젠 근거가 명확해졌다. 숭의운동장 대형마트 입점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 시 "제한땐 개발 어렵다"
시와 숭의운동장 사업자 (주)아레나파크개발는 당초 재검토 입장에서 정반대로 돌아서고 있다.
들끓은 비판여론에 지난달 초 대형마트 아닌 다른 수익시설을 넣기 위해 운영권 입찰에 나섰으나 신청자가 없자 다시 대형마트를 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오는 9일 열릴 중소상인 경쟁력강화 추진위 회의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와주지 않으면 숭의운동장 일대 개발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결론은 어디로
'중소상인 보호'(남구)와 '안정적인 도시개발'(시)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했던 지난해 12월의 상황이 3개월 만에 되풀이되는 국면이다.
남구가 설정한 전통상업 보존구역의 중심점인 평화·숭의시장은 각각 숭의운동장 사업구역과 60m와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기준 반경 500m 안에 들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전면 입점제한도 가능하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시의 계획에 맞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향후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이태원 기자 twlee52@hanmail.net

이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