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탈 이후 총사령관 맡은 듯…차기 총선 '역할론' 주목

강창희 전 최고위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동안 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의 ‘충청권 좌장’ 역할을 해 왔다는 데 있다.

지난 17대 대선기간에도 강 전 최고위원은 대전을 중심으로 충청권을 아우르며, 비록 패했지만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리를 위해 뛰었다.

그런 강 전 최고위원의 역할이 언제부터인지 충청권을 넘어 전국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전·충남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국민희망포럼과 맞물려 더욱 그렇다.

그의 주변에서는 “17대 대선 때는 강 전 최고위원이 충청권 좌장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강원권까지 아우르는 사실상의 총사령관 역할을 맡고 있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강 전 최고위원이 이처럼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 진영의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는 친박 좌장 역할을 해 온 김무성 의원(현 원내대표)의 이탈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
김 의원은 세종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해 박 전 대표와는 달리 수정안 찬성 입장을 밝힌 뒤 원내대표까지 맡으면서 계파를 떠났고, 그때부터 강 전 최고위원이 좌장 역할을 맡았을 거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강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외곽 지지 세력으로 알려진 희망포럼의 상임고문을 맡으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희망포럼의 활동은 봉사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차기 경선 및 대선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최고위원을 향한 박 전 대표의 각별한 주문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래서인지 강 전 최고위원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신뢰와 함께 그의 대선 승리를 위해 전력하겠다는 각오를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5일 충남희망 천안포럼 창립총회에서 박 전 대표를 “우리 가슴속에 있는 그 분”이라고 에 둘러 표현하며 “그 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강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 대통령 만들기’ 일환으로 차기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충청권을 중심으로 공천권을 행사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록 공천심사위원회에 들어가진 않더라도 박 전 대표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일종의 라인업 구성을 주도할 순 있다는 얘기다. 박성효 최고위원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이창섭 충남대 교수와 김태흠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김수진 전 충남도지사 정무특보 등 대전과 충남에서 활약하고 있는 희망포럼 인사들의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일부 충청권 친박계 인사들이 별도의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고, 친이계의 시선도 곱지 않는 등 강 전 최고위원에 대한 사실상의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충청권 희망포럼 한 핵심 관계자는 “강 전 최고위원의 경우 박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전국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두 분의 관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박 전 대표가 강 전 최고위원에게 충청권은 물론 강원 등 전국적인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 총선 공천 영향력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국회의장이나 국무총리 등 강 전 최고위원에게 2인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동근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