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을 둘러싼 대전시와 대덕구의 견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와 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대전시와 대덕구가 올 6월 무상급식 시행을 두고 현격한 시각차이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덕구는 이 달 28일 시에서 요구하는 올해 소요 무상급식비 1억 8000만원을 부담하는 대신 그 추진방법은 구에 위임해 줄 것을 제안하면서, 30일까지 시의 답변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시는 28일 공문을 대덕구에 보내 '구 차원의 별도 시행은 시민 혼선 등의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무상급식을 둘러싼 견해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시는 공문을 통해 24일 대덕구의 제안에 대해 '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를 논의한 결과 시민들의 혼란 방지를 위해 5개 자치구가 동일하게 무상급식을 추진하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고, 이는 곧 대덕구의 제안을 시가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심의위원회는 특히 대덕구 제안대로 무상급식을 추진할 경우, 대상 저소득층 선정 기준의 어려움과 일선 교사의 업무량 과중 등을 감안해 구 차원의 별도 시행은 교육 현장에서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특히 심의위원회는 대덕구가 학년별로 저소득층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해 언제부터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구체적 계획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대덕구는 구민 의사에 따라 실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대덕구는 시에 제시한 초등학교 무상급식 타협안이 거부돼 양측의 입장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4월 초부터 구민 의사를 수렴, 같은 달 말까지 최종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구는 우선 다음 달 7일 학부모·학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시민토론회를 시작, 11일에는 초등학교 학부모회장·운영위원장 등 40여명이 참여하는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중순 무렵에는 주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무상급식을 둘러싼 대전시와 대덕구의 줄다리기는 구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정용기 대덕구청장이 원하는 방향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무상급식을 정치적 볼모로 삼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동근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