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년 일제가 우리 국권을 총칼로 빼앗자마자 서둘러 한 짓이 바로 역사 말살이였다. 불과 1년 2개월 동안에 무려 20여만권에 이르는 역사 서적 등을 압수해 불살라버리거나 일제 본토로 가져갔다.

특히 단군조선 등을 기술한 고대사 자료를 없애고 감추는데 혈안이 되었기에 광분한다. 뒤이어 조선사편수회 같은 어용기구를 만들어 감히 난도질하듯 우리 역사를 엉망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집필진 거의 다가 일본인 학자들이고, 친일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조선인 학자 몇 명만 들러리를 세웠든 것이다. 한 마디로 일제판 분서갱유(焚書坑儒)로서, 용서 못할 만행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정부가 ‘역사교육강화방안’을 내놓았다. 내년 고교 신입생부터 국사를 필수 학습과목으로 하고, 조만간 고급 공무원이나 교원이 되려면 국사를 반드시 배우도록 한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일제판 분서갱유(焚書坑儒) 이후 무려 100년, 한참 늦었고 미흡한 느낌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제발 이번만큼은 국사교육이 제 자리를 잡는 일대 전기가 되면 좋겠다.

제도이든 내용이든 국사교육이 남보란 듯이 반듯하게 바로 서야 할것이며. 먼저 이번 정부안보다 제도상 국사교육의 범위를 대폭 늘려야 된다고 본다. 앞으로 국사가 대입시험은 물론이고, 군과 경찰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 공기업 직원 임용 시험에 필수과목이 되어야 할것이다.

채용 때만이 아니라 국사교육과정을 상설화할 필요가 있고 . 제도도 제도지만 내용이 더 문제다. 일제에 의해 심하게 왜곡되고 손상된 고대사를 바로잡고 복원해야 한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겠지만, 우리 민족의 얼과 뿌리를 되찾는 작업이기에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않된다. 현대사는 이념에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야 된다고 본다. 해방 후 분단과 전쟁, 빈곤과 혼란을 딛고 불과 60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룩한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해야 할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는 애국심의 원천이며, 줏대가 있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기 역사를 모르는 민족, 자기 역사를 잃어버린 나라가 온전할 리 없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미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웬만한 나라치고 국사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라가 존재하는 한 국사는 존재하고, 그 나라 정체성을 계승하려면 국사교육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이 시각에도 중국은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일본의 역사왜곡 역시 현재진행중이다. 모쪼록 이 기회에 우리 국사교육이 똑 바로 정립되고 더 나아가 국학이 크게 부흥하고 국격이 크게 높아지기를 바란다.

안상정 / 논설위원

안상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