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평가위원회(입지평가위)가 28일 회의를 열고 입지평가 대상지를 53곳에서 10곳으로 압축한 가운데, 충청권 3개 시·도가 공동 제안한 세종시가 탈락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경향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입지평가위는 ▲ 광주 ▲ 대구 ▲ 대전 ▲ 부산 ▲ 울산 ▲ 포항 ▲ 창원 등 10곳으로 압축했으며, 세종시는 대전과 같은 권역으로 본 까닭에 1차 후보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중도일보>는 여기에 ▲ 천안 ▲ 오송·오창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으며 과학벨트입지위원회, 평가대상지 선정 10곳 중 세종시 배제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세종시 제외로 과학벨트는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광주·전남의 삼각벨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과학벨트에 대해 공조 체제를 유지해 온 충청권이 경쟁 구도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5역 회의에서 “세종시 탈락은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따른 충청인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자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영남권 보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아울러 충청권을 분열시키고 이간질 시키고자 하는 책략에서 나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보도된 7곳 중 5곳이 형님벨트 논란이 일고 있는 포항과 대구, 부산, 울산, 창원 등 영남지역으로, 이 지역이 도대체 어떤 평가지표에서 세종시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지 반드시 알아야겠다”면서 “교과부는 지금 당장 53개 평가대상 지역에 대한 평가점수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엄중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를 항의 방문할 방침이다.

자유선진당 청와대 항의방문 예정…유한식 연기군수도 입장 밝힐 듯

“과학벨트 세종시 사수”를 기대해 온 연기군 역시 바짝 긴장하며 진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교과부와 입지평가위에서는 어떤 사실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한식 연기군수는 조만간 성명서의 형태로 공식 입장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과학벨트 대선공약이행 범충청권비상대책위’ 금홍섭 집행위원장(대전)은 이날 본 방송<이동근부장>과의 통화에서 “우려가 현실로 되는 것 같다. 세종시를 제외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라면서 “충청권 3개 시·도가 제안한 세종시 안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혹여 정부가 대전이나 충청권 타 지역을 거점지구로 선정할 경우 충청권 공조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히 고학벨트만의 문제가 아닌 행정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정치보복에 대해 충청권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동근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