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가 전격 사퇴하면서 ‘변웅전 대표 체제’가 출범한 가운데, 자유선진당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 정치권에서는 당 내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인 만큼 대대적인 개혁과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리하자면 3+1로 압축될 수 있어서, 우선 당의 정체성, 특히 강경 일변도의 대북 노선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이회창 전 대표 등이 각종 회의석상과 성명 및 논평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으나, 권선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이를 문제 삼고 있어 다소 유연한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이며, 다만 소속 의원 간 입장차가 커 쉽게 조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민주당과의 관계도 일정부분 개선될 공산이 크며, 특히 변 대표는 과거 ‘DJP연대’의 산파역을 맡았던 만큼 자유선진당의 진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이고,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 통합 대상자들과의 물밑 접촉도 보다 수월해 질 전망이어서, 그동안 자유선진당 내부에서는 “두 분(이회창-심대평)을 만나게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리감이 컸지만, 변 대표의 경우는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 대표는 9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부드러운 편이고, 이 전 대표가 너무 어려워서 안 오신 분이 있다면, 부드럽고 만만한 당 대표가 있으니 좀 쉽게 접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아나운서 출신이자 무려 4번의 대변인 경력을 가진 변 대표가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폭넓은 정치를 통해 기자 분들이 우리 당에 자주 오실 수밖에 없도록 충분한 뉴스를 생산하겠다”면서 “필요한 뉴스를 꼭 생산해내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고, 마무리 발언에서도 “뉴스를 생산하는 새로운 자유선진당”을 약속했다.

이는 단순히 ‘뉴스 꺼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언론과의 스킨십 강화와 함께 그동안 꺼려왔던 당 내 이견 노출 등도 굳이 감추지 않을뿐더러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유독 비공개가 많았던 회의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바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변 대표에 대한 자유선진당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충청민심의 향배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자유선진당 핵심 인사는 10일 본방송<이동근부장>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도 이제 ‘개혁의 시장’에 주식이 상정된 것으로, 노선 등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좋은 의견이 있다면 적극 수렴하고, 비판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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