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가 사퇴 직전인 지난 8일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대전에서 만나 복당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동아일보> 인터넷판이 보도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대전에서는 (심 대표와의) 만남이 가능할 것 같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붐비는 고속도로를 뚫고 대전으로 내려갔다는 것.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심 대표의) 탈당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복당해) 다시 함께 정치를 하자”고 말했지만, 마주 앉은 심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고.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내 마음을 행동으로 보일 수밖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대표는 이날 만남 자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심 대표는 12일 오후 본방송<이동근부장>과의 통화에서 “그런 보도가 왜 나왔는지... 난 모르는 일”이라며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전 대표가 왜 갑자기 심 대표를 만나려했는지,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이 전 대표가 다음날인 9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놓고 볼 때 심 대표와의 회동 결과가 이 전 대표의 결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즉 이 전 대표가 심 대표에게 복당 시 당의 운영은 물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고, 심 대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며, 보수대연합 등에 대한 이회창-심대평 간 현격한 시각차도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11일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주최로 대전에서 열린 토론회에 심 대표를 비롯해 무소속 이인제 의원과 한나라당 소속 정우택 전 충북지사 등이 참여, ‘충청권 제3지대’를 위한 논의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이 대표가 접하고 일종의 위기의식을 느낀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있다.

이동근 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