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신축 반대 대책위' 김홍경 위원장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앞으로 보낸 진정서의 사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천안시 풍세면 풍서리에 들어설 예정인 대규모 축사를 놓고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축사 신축 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 천안시를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앞으로 주민 30여명의 연대서명을 통해 진정서를 보내는 등 항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관련법 상 마땅한 규제 근거가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19일 대책위와 천안시에 따르면 풍서들녘 한 복판에 들어설 예정인 축사의 규모는 퇴비사까지 포함, 연면적 2,122㎡에 달한다. 건축주는 이곳에 소를 입식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변이 온통 논(畓)이다 보니 환경피해 등을 우려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인근 남관리에 취수장이 있는 만큼 상수원 오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대책위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보낸 진정서에서 “축산업은 농촌 공해의 원흉으로, 아무리 환경정화 및 오폐수 정화 시설을 갖추어도 축사로부터 흘러내리는 분뇨 등은 인근 농지로 흘러들어 벼농사를 망친다”면서 “악취 역시 농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정신적 불쾌감을 줄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곳에서 평생 논농사를 지어 왔다는 김홍경 대책위원장(74)은 최근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는 하나, 주민 피해가 자명한 만큼 뭔가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 아니냐?”며 “최소한의 여론 수렴 절차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천안시는 현행법상 축사 신축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동남구청 관계자는 황기수 취재본부장 와의 통화에서 “축산법 상 (축사 신축에 대한) 특별한 규제는 없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축산업도 농지의 이용행위로 보기 때문에 별도의 전용 허가가 불필요하다”면서 “축산인들 위주로 법이 개정되다보니 일반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민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취재본부 황기수 기자

황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