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천정배 최고위원 겸 국책사업 특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3대 국책사업 의혹규명 특별위원회’(국책사업 특위)를 구성하고 ▲ 동남권 신공항 건설 ▲ LH 공사 이전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나서면서 충청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백지화 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나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키로 한 LH 공사의 경우는 상관없겠지만, 충청권 입지가 결정된 과학벨트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를 일찌감치 당론으로 정해 놓고서도,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정·관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분산배치 움직임을 사실상 방치한 바 있어 충청권을 중심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책사업 특위 천정배 위원장(최고위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1차 회의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경제적 효율성의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할 국책사업이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의 화약고가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책사업 결정에 대한) 모든 심사 자료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국책사업 특위가 앞장서서 결정 과정에서 어떤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과학벨트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 외에도 정치적 뒷거래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 동시에, 이것이 확인될 경우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 역시 지난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보고 호남권 민심이 들끓고 있다”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를 반드시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어 충청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민주당이 국책사업 특위를 꾸린 것도 이 같은 호남권의 반발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책사업 특위에는 충청권 출신 인사(양승조 의원)를 비롯해 호남지역 의원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천정배 의원실 관계자는 25일 본방송<이동근부장>과의 통화에서 “충청권이 어떤 우려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국책사업 특위 활동의 타깃을 어디에 둘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승조 의원(천안갑)실 관계자 역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공감을 표명한 뒤 “당초 3조 5,000억 원에 이르는 과학벨트 사업비 중 1조원 이상이 타 지역으로 배분됐다”면서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집중적으로 따지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이동근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