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황인자 최고위원이 박선영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 전망이다. 이회창 전 대표의 사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라 변웅전 대표를 비롯한 자유선진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외’ 운운하며 해괴망측한 이유를 들어 선출직 최고위원에 대한 오만한 도발을 서슴없이 자행한 박선영 정책위의장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최고위원은 이어 최고위원의 위상과 역할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뒤 “최고위원에 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한 정책위의장은 지금까지 언론을 독점하고 주요 당직을 독식해서 그런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변 대표를 겨냥 “정책위의장에게 경고라도 했어야 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황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사퇴하던 날 정책위의장은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차제에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사퇴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황 최고위원이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이유는 지난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황 최고위원은 군 가산점제도 부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닌, 사회공동체 모두가 부담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정책위의장은 “이 부분은 정책의총을 거쳐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 당에서 의총을 거치지 않은 개인적 의견을 무분별하게 밝히다가 여러 가지 좋지 않은 결론이 도출되고, 언론에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원외에 계신 분들은 원내대표나 정책위 쪽으로 의견을 주시면 충분히 존중해 드리겠다”고 지적했다.

황 최고의원을 ‘원외에 계신 분’으로 규정, 결과적 황 최고위원의 반발을 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박 정책위의장은 현재 유럽 시찰 중으로, 이달 29일 입국할 예정이다. 자유선진당의 양대 여성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황 최고위원과 박 정책위의장의 표면화 된 갈등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근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