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치러지는 한나라당 7·4 전당대회가 막판에 ‘유령 당원’ 논란에 휩싸였다.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 명부에 주소가 잘못됐거나, 심지어 사망한 사람까지 들어 있는 등 엉터리 명단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대 선거인단은 전대 대의원 8881명, 공개 모집한 청년 선거인단 9443명, 당원 선거인단 19만여명 등 모두 21만1776명이다. 한나라당은 최근 탈당한 당원 628명을 빼고 최종 선거인단을 확정했다. 문제는 당협위원회별로 중앙당에 올려보낸 선거인단에 ‘유령 당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전대에 출마한 한 후보는 3일 “당원으로 한 번 등록하고 나면 이후 당사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돼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심지어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어, 등록된 당원의 50%는 허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도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충청지역 명부들이 특히 부실하다”며 “당협위원장이 5년 전의 명부를 보낸 곳도 있더라”고 전했다. 한 후보자 캠프 측은 “연령대별로 골고루 분포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며 “대부분 50대 이상이고, 40대 이하는 30% 정도밖에 안돼 표심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기관이 한나라당의 선거인단 명부를 토대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40% 이상 연락이 안됐고 연락이 닿은 당원들도 실제 주소지에 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선거인단 규모가 21만명으로 늘어나고 전대 준비기간이 짧아 부실 명부 문제가 발생했다”며 “전대를 현 명부대로 치른 뒤에 문제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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