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재미에 한국생활이 즐거워요-

계양구에서 한국어에 능통한 결혼이민자 중 자국어 교육이 가능한 자를 어린이집이나 지역아동센터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외국어 강사로 채용해 운영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어 큰 호응이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작년에 계양구가 자치단체 처음으로 특수시책으로 실시했으며 4명의 외국어강사를 채용했고 금년에는 5명을 채용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뭐니 뭐니해도 결혼이민자 외국어 강사들이다. 강사들 모두 하나같이 열심히다. 강사들 중에서 필리핀 출신으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맨도자 그레이스(32세)씨를 만나봤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아동 영어 강의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살아요!”결혼이민자 외국어 강사를 하는 소감이 어떠냐는 물음에 맨도자 그레이스의 즉답이다.

맨도자 그레이스씨는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남편을 만나 2009년에 결혼했고 그 해 10월에 한국으로 왔다. 한국생활 3년차로 남편과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둔 전업 가정주부였다.

남편이 자상해 한국생활에 필요한 것을 꼼꼼히 챙겨주고 한국말도 어느정도 자유롭게 구사하게 돼 한국생활에 익숙해 졌다고 느꼈으면서도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이웃 주민들과의 유대를 형성하지 못해 조금은 외롭고 힘든 한국생활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금년 3월에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외국어를 가르칠 강사를 뽑는다는 채용 공고문을 보고 눈이 번뜩 띄었다. 필리핀에서 영어를 일상어로 사용해 왔고 또한, 필리핀에서 유치원 선생님을 6년이나 했기 때문에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맨도자 그레이스씨는 결혼이민자 외국어강사가 됐다.

결혼이민자 외국어강사는 주 5일 5곳의 어린이집 및 지역아동센터 등을 방문해 저소득층 자녀에게 외국어를 가르친다. 수업시간이 평균 주 24시간 정도 되고 수업준비도 별도로 해야 하니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외국어 강사가 되긴 했지만 남편이 출근하고 집에서 아기하고만 생활하던 나로서는 일주일에 5곳의 시설을 규칙적으로 방문해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었고 시설 선생님과의 대면도 어려워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외국어강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려움을 토로한다.

날이 갈수록 배우려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자꾸 떠오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으로 수업에 흥미를 느꼈다. 4월에 시작해 벌써 4개월째 접어든 지금은 반갑게 맞아주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 정답기만 하다.

계양구 주민으로써 소속감을 가지고 함께 동화됨을 느끼며 한글도 많이 늘어 스스로 너무 뿌듯하고 지금은 사는 동네 구석 구석 지하철역, 시장, 공원 등 모르는 곳이 없단다.

맨도자 그레이스씨는 한국에 온 이후로 줄곧 집에서만 살다가 어엿한 외국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우물 안에 살던 개구리가 밖으로 나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비유한다. “앞으로 5개월 정도 남아 있는 기간동안 선생님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작정이며 이런 기회를 준 계양구청에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는다.


김광수 기자

김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