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전환 가시화되면 통일장관 빠른 시일 내 교체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은 8.15광복절을 기점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통일장관 등 정부내 대북라인을 대폭 물갈이해 임기중 남북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에서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불안한 정세가 조성됐지만 우리는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며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4월에는 남북 핵심당국자들이 베이징에서 만나 천안함 연평도사태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밀접촉에서 머리를 맞댔다.

북한이 남측이 정상회담을 구걸했다고 폭로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지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부인했지만 정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후 남북간 접촉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에서 갖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내부에 여러가지 변화가 오고 있고 남북관계는 교착상태가 아니다"며 남북간 물밑접촉라인이 가동중임을 암시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0일 "4월 베이징 비밀접촉 이후 표면적으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남북간에는 여전히 다양한 접촉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당장은 남북대화 우선에 공감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북간 대화를 압박하고 있고 정부 입장에서도 총선과 대선 등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를 넘기면 물리적으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모색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조급함이 있다.

이같은 대내외 정세와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청와대는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8.15경축사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통해 북한의 입지를 넓혀주는 방안과 대북 강경책을 주도해 온 현인택 통일부장관 등 정부 대북라인의 교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 확대, 남측인사의 보다 자유로운 방북 승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부에서는 통일부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청와대도 지난 5.6개각 당시 류우익 전 주중대사를 통일장관에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측근중용인사에 대한 반발 때문에 인사를 늦춘 바 있다.

대북정책의 전환이 가시화될 경우 통일장관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근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