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유실에 5300여㏊ 침수 제방과 도로유실,주택침수 인명피해 잇따라

연일 계속되던 폭우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과 충남지역 피해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고 있다.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과 11일 오후 사이 누적강수량은 대전 242㎜, 계룡 311㎜, 논산 297.5㎜, 금산 193㎜, 부여 225㎜, 서천 349.5㎜ 등 이틀새 많은 지역에서 250㎜ 이상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현재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기상청은 보령과 태안에 호우경보, 청양과 천안, 아산, 예산, 당진, 서산, 홍성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고 그밖의 지역은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대전과 충남지역의 피해집계가 속속 종합되면서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계속된 물 폭탄에 피해가 속출,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되고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0일 오후 4시10분께 충남 서천군 장항읍 원수3리 서모(81)씨의 주택 뒷산에서 토사가 유출되면서 소나무와 토사 등이 서씨 집을 덮쳤다. 이 사고로 집에 있던 서씨와 서씨의 부인 구모(79)씨가 매몰, 119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구씨가 숨졌다.

또 이날 오후 7시5분께 논산시 부적면 부황리 지하차도에서 폭우로 차가 고립돼 안에 있던 전모(49)씨 등 3명이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구조돼 귀가조치됐다.제방과 도로유실도 잇따라 논산 노성청과 연산천에서 제방 약 15m가 유실돼 응급복구중이고 연기 전동면 소하천 3개소에서도 140m의 제방이 유실되는 등 모두 10개소 260m의 제방이 유실,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방유실과 수량급증으로 일부지역 하천의 범람가능성이 높아져 부여 세도면 반조원리 반조원배수장과 부여 마하동저수지와 복금저수지 인근 9가구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피신해 있고 논산 중교천 인근 9채 주택도 침수돼 5가구 주민들이 대피중이다.

또 부여 세도면을 잇는 615호 지방도와 논산 성동 및 연무지역, 보령 미산 풍계지역, 공주시 반포지역 등 13개소에서 265m 도로가 유실돼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고 계룡시 엄사면 광석리 마을 진입도로는 아직 물이 빠지지 않아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개사육장과 양계장도 물 폭탄을 맞아 수백마리의 개와 육계 만여마리가 익사했다. 10일 오후 6시30분께 갑자기 내린 폭우에 논산시 채운면 김모(47)씨의 개사육장에 물이 들어차 키우던 개 800마리가 물에 빠져 숨졌고 같은 날 오후 부여군 내산면 천보리에서도 양계장 침수로 육계 1만5000여수가 폐사했다.

개를 사육하는 김씨는 "인근 배수장에 이 시간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2시간도 채 안 돼 물이 1m가 넘게 불어나 사육장 개를 모두 집어 삼켰다"고 배수 문제를 지적했다

.충남재난상황본부는 11일 오전 오후 현재 농경지의 경우 논산 1025㏊, 부여 974㏊, 서천 3103㏊, 공주 48㏊ 등 모두 5277㏊가 침수됐고 주택 4동 파손 및 14동 침수, 상가 1동 등이 수해를 입었으며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전지역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0일 오후 5시30분께 1번 국도 계룡시 두마면에서 동학사 방향 450m 지점에서 도로옆 절개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무너진 토사가 차량 3대를 덮쳐 1명이 부상을 입었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또 무너진 토사가 도로를 덮으면서 차량운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11일 오전 6시께 한 개 차선을 복구, 차량이 운행중이며 현재 관계자들이 나머지 차로를 복구 중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7시30분께 대전시 중구 대사동 모 빌라 뒷편에서 산사태가 나 빌라를 덮쳐 14세대 25명이 경로당에 대피해 있다.

서구 정림동에도 단독주택지로 토사가 밀려들어 7세대 22명이 대피중이다.농경지 침수도 잇따라 유성구 원신흥동과 서구 갑천변 인근 저지대 하우스 27㏊ 등 농경지 106㏊가 침수됐고 대덕구 읍내동 갑천 우안도로 인근 약 600m가 침수돼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취재본부 황기수 기자

황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