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정치권 안팎의 논란 속에 법무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했다. 임기 말 친정체제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옛 사정수석 포함)이 법무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는 측근 인사를 사정라인 수뇌부에 앉힘으로써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현상)을 차단하고 집권 후반기 공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즉각 “내년 총선과 대선, 양대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침해하는 인사”라고 반발해 인사청문회에서 격한 논란을 예고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권, 한 내정자에 대해 각각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 구현의지를 실천할 적임자”, “검찰 조직의 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내주 두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구서를 국회에 보낼 예정이며, 국회는 여야 협의를 거쳐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인사청문회를 연다.

이 대통령의 지명에 앞서 이날 오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권재진 카드’에 대한 일부 쇄신파의 반발이 있었으나, 찬성 의견이 우세해 ‘반(反)권재진파’의 완패로 끝났다.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는 “당내 이견은 있으나 문제는 없다”고 인사안을 수용했으며. 민주당은 긴급 의총을 열어 “국민을 우롱하는 코드 인사”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대구 출신인 권 내정자는 2009년 9월부터 사정 부문을 조정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2년 가까이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고,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초등학교 후배로 가깝게 지내온 사이로 알려졌다. 고려대 출신인 한 내정자는 이명박 정권 출범 후 검찰 내에서 고속승진을 거듭한 검찰 내 대표적인 ‘MB(이명박) 맨’으로 꼽힌다.

이로써 집권 후반기를 맞은 이명박 정권의 내각과 4대 권력기관(국가정보원·검찰·경찰·국세청)의 친위체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동근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