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명 일본 의원이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는 것으로 지역 언론이 시끌하다. 며칠 전에는 경북도의회와 울릉도 주민들이 울릉도 앞바다가 떠들썩하게 입도불가를 외치는 장면을 보도했다.

독도분쟁에서도 일본에 끌려가는 것만 같더니 이번에도 역시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일본 의원이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는 것인데 그럼 울릉도가 아닌 다른 지역은 방문해도 되는 것인가. 뭐가 그리도 큰 이슈가 되는지 실지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 미국 대학시절 유태인 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자기들의 종교와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독일에 대한 감정을 결코 숨기지도 않았다. 당시 부유한 가정에서는 독일에서 나온 벤즈나 BMW를 많이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절대로 독일산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다.

그런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인기 있는 가전제품은 모두 일제인 것을 보면 참 무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되 집어 봐도 결코 우리가 일본에 뒤지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 35년은 우리 민족의 장구한 역사상 단 한번 있었던 민족의 정통성과 역사의 단절이 아닌가.

말 한마디에 극단적인 반응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며 국제관계를 민감하게 만들기 보다는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는 일본의원을 직접 맞이하여 울릉도와 독도에 관한 자료를 보여주며 독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도록 하는 통큰 대응이 아쉽다.


최윤희 / 논설위원 (일대학 교수)

최윤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