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권, 경남 모 의원에 "총선 불출마할 것으로 본다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 `물갈이 론'의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공천 문제의 휘발성을 감안, "공천은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언급 자제령을 내린 상태에서도 `자기희생론', `인재영입론' 등 아슬아슬한 발언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친서민 정책기조, 당 쇄신 등 다면적 변화가 필요하지만 인적교체를 통한 외형적 변화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중진들의 탈(脫)호남, 수도권 출마 선언이 잇따른 점도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다. 물갈이론은 원희룡 최고위원이 지난달 4일 전당대회에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촉발한 데 이어 새 지도부에 포진한 주요 당직자들이 가세하는 모양새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의 이른바 물갈이 비율이 40%대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후보는 교체지수에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천 실무자인 김정권 사무총장은 2일 경남 창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 을 위해서도 총선에서 자기 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불을 지폈다.

김 총장은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당 중진 가운데 불출마선언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경남지역 모 의원을 이름을 거명하며 "총선에 불출마할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당내 일각에선 정기국회 이후 등 일정한 시점에 당내 쇄신파를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물갈이론이 표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들이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인 영남권의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들 사이에서 `인위적 물갈이'에 대한 반발기류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김 총장이 거론한 모 의원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론적 얘기를 한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누가 출마를 해야 한다, 안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은 지난 18대 총선에서의 `공천 학살'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의원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부 / 이동근 부장

이동근/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