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변호사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21일 동시에 공식 출마선언을 -

이들은 90년대 중반부터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동지관계였지만 이날은 서로 여권-야권 통합후보를 목표로 출사표를 던져 서로 물러설수 없는 '외나무다리'의 양쪽 시작점으로 서서히 발길을 옮기게 됐다.

이들이 통합후보라는 '중간역'까지 가지 못가고 도중에 낙마할수도 있지만, 기존 정당 정치 구도를 깨고 여야 단일후보로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상대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 있지만, 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간접적으로 논쟁을 벌인 것은 서로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단초가 될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반대하는 헌법소원을 이끌며 '보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이 전 처장은 출마의 변에서도 "수도 이전 시도에 맞서 서울을 지켜낸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정체성의 상징인 서울을 살리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박 변호사에게 요구했는데 박 변호사는 출마회견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지방분권은 우리 시대의 큰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울과 수도권의 과밀함은 분산을 요구하고 있고 (분산이) 서울시민에 나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전 처장의 의견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수도권 이전 문제는 두 사람 간 경쟁의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공약을 놓고 벌일 본격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한강운하 등 토건 프로젝트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복지재정을 늘리겠다며 공약을 내세웠고 그리고 무상급식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진보색 짙은 정책추진을 약속했다.

이 전 처장은 아직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범여권 단일후보'를 목표로 한만큼 보수색을 띤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존 정치권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는 이들이 서로에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근 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