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후보 이석연 불출마 가닥…범야권 후보 선출 작업 돌입 -

여.야 공히 10·26 서울시장 보선의 후보 단일화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사실상 단일후보가 됐다. 보수진영 시민후보로 나선 이석연 변호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야권도 후보 단일화 규정 마련을 마무리짓고 범야권 통합후보 선출작업에 돌입했다.

이 와중에 여권을 긴장시키는 복병도 등장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이 28일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선은 보수진영의 나 후보와 지 전 대변인, 진보진영의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가 다시 4자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파괴력과 경쟁력 차이는 있지만 지 전 대변인이 이 변호사의 빈자리를 메우고 들어온 형국이다.

이 변호사는 이날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낮은 지지율과 무상급식 등 주요 정책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둘러싼 보수진영과의 가치 충돌을 이유로 들었다. 이 변호사는 “시민단체와 논의한 뒤 오늘중 최종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 후보 추대를 주도한 시민사회진영 ‘8인회의’는 이날 회동에서 이 변호사의 불출마 의사를 수용키로 했다. 그러면서 주요 정책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29일 ‘끝장토론’ 개최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 이번 보선에서 여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로써 여권 분열의 씨앗은 사라졌지만 극적인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효과 창출에는 차질이 빚어졌다. 이 변호사의 지지율이 매우 저조한 만큼 판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출사표를 던진 지 전 대변인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출마해 2%(9만표)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보수표를 잠식하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야권의 단일후보 옹립 움직임은 막바지 단계다. 박영선 후보, 박 변호사, 민주노동당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은 이날 국회에서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합의문 협약식’을 가졌다. 단일화 경선은 여론조사 30%, TV토론 배심원 평가 30%, 국민참여경선 40%를 반영해 합산한다.

막판 최대 쟁점이었던 참여경선의 선거인 명부 공개 문제는 시민사회 측이 민주당 주장을 수용,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참여경선은 당원과 서울시민 신청을 받아 3만명의 선거인단을 추린 뒤 이들이 경선 당일 현장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시민 여론조사는 내달 1, 2일 이틀간 2개 여론조사기관에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변호사가 앞선 가운데 박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폴리뉴스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를 46.4% 대 43.3%, 46.7% 대 44.7%로 앞섰다. 검증대에 오른 박 변호사에 버금가는 ‘대여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KBS가 실시한 ‘범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박 변호사(58.6%)가 박 후보(29.0%)를 상당한 격차로 제쳤다. 하지만 단일후보 경선에서 ‘조직 동원’의 여지가 있는 참여경선 비중이 40%에 달해 종합 판세는 예측불허라는 게 중론이다.

이동근 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