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희망의 나눔걷기 대회에서 출발에 앞서 풍선을 날리고 있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전이 개막되기도 전에 한나라당 나경원, 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두 사람이 지난 4일 청계천에서 열린 `희망의 나눔 걷기대회'에서 조우,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공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나ㆍ박 후보는 7일 나 후보의 `정책 행보'를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전날 "나 후보가 하루에 몇 개씩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문가가 써준 것을 읽으면...현장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이날 오전 목동에서 열린 전국지체장애인체육대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여성을 폄훼하는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나 후보는 "야당은 과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수첩공주'라고 공격했고, 지금은 `써준대로 읽는다'고 한다"며 "우리 사회의 편견을 드러내는 것으로, 근거없는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두 후보는 이날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빛예술단 정기연주회에서 조우했으나 오전의 첨예한 신경전을 보여주듯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먼저 도착한 나 후보는 포토월에서 기념촬영을 한 다음 연주회장으로 직행, 곧이어 도착한 박 후보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다.

나 후보는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발언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넘어선 여성 차별적 발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는 연주회장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발언이) 좀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으며 여성차별적 발언이라는 나 후보의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건 아니고, 기자들이 자꾸 싸움을 붙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연주회 시작 전 가벼운 악수만 나눈 뒤 같은 줄에 앉아 두 좌석을 사이에 두고 1시간가량 연주를 감상했다. 1부 순서가 끝나자 역시 악수만 하고서 각기 다른 통로로 빠져나갔다.

나 후보는 연주회 인사말에서 "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하는 것이야말로 장애인들이 정말 더 인간답게 사는 권리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고 박 후보는 "시각장애인들의 아픔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단원 여러분의 공연을 감동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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