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한 ‘10·26 재·보궐선거’가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와 ‘12· 19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격으로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서울 시민 등 유권자들은 후보들에게 “민생을 챙겨달라”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가 ‘정치꾼’보다는 ‘살림꾼’을 뽑는 선거가 되기를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차기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등 이번 재·보선의 정치적 의미만 부각되는 양상이어서 정치권과 시민들 간의 괴리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7일 오전 현재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후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된 정책제언 코너와 자유게시판 등에는 시민들의 각종 주문과 민원사항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박 후보 홈페이지의 ‘우리가 바라는 서울’, ‘자유게시판’ 코너가 특히 더 붐빈다.

‘김진황’이라는 ID의 네티즌은 “남산같은 공원이, 거리가, 쉼터가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서울을 원한다”고 썼다.

ID ‘류’는 “차보다 보행자가 우선시 되고, 찻길 때문에 문화재가 옮겨 다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올렸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용산구 서부이촌동 주민이라고 밝힌 ‘김영욱’은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탄원했다.

ID ‘형용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처럼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장터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ID ‘프리먼’은 “시립 및 구립 도서관을 많이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박상현’은 “장애인과 유모차를 갖고 나온 어머니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로와 지하철 통로를 개선해달라”는 주문을 내놨다.

나경원 후보 홈페이지(naseoul.com)의 ‘시민제안’, ‘Na에게 바란다’ 코너에 올라온 글 중에도 ‘생활형 공약’을 주문하는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ID ‘박빨’은 “가칭 ‘공동주택 관리공단’을 만들어 서울시 인구의 60%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관리 형태를 (민간이 아닌) 시 차원의 관리로 전환하면 투명하고 공정하고 안전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ID ‘서울청소년’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시설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 속이나 도심 외곽에 있다”며 “청소년들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작은 시설을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문호준 기자

문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