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19대 국회 부의장 후보로 이명박계의 4선인 이병석(포항 북) 의원이 선출됐다.

이 의원은 MB(이명박)계 색채가 가장 뚜렷한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동지상고·고려대를 나왔다. 18대 국회에선 국토해양위원장을 맡아 4대강사업 예산안 처리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당초 이 의원이 국회부의장에 선출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의원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계 정갑윤(4선·울산 중) 의원을 꺾었다. 이는 '친박 독식' 이미지를 피하려는 박근혜계의 전략적 선택 때문이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 의원은 총 130표 가운데 76표를 획득, 54표에 그친 정 의원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강창희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가 된 마당에 부의장 후보까지 박근혜계가 차지할 경우 역풍이 거셀 것으로 보고 이 의원에게 박근혜계의 표가 쏠린 것이다.

의장, 부의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지 않고 의장을 먼저 뽑은 뒤 부의장 선거를 실시한 것이 이 의원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투표 전 정견발표에서 "2010년 계파 갈등으로 당이 멍들었을 때 김무성 전 의원에게 원내대표 자리를 양보했다. 당의 화합보다 중요한 게 없다"며 박근혜계에 사실상 '양보'를 청했다.

16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한 이 의원은 1994~96년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 비서관을 지냈다. 이 의원은 2010년 김무성 전 의원께 원내대표를 양보했고 2011년 원내대표 경선에선 황우여 대표에게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은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유기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당 화합을 위한 통합의 아이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지역정치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박근혜)와 여당 원내대표(이한구) 그리고 국회부의장을 보유하게 된 19대 국회에서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취재본부 / 김건우 기자.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