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즈공장서 가스 대량 발생.인근 공장 퍼져 300여명 대피 -

충북 청원군 오창산업단지 내 안경 렌즈 제조 공장에서 기계 고장으로 플라스틱 렌즈가 타면서 발생한 가스가 인근 반도체 공장으로 퍼져 야근 중인 근로자 100여명이 병원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10일 오전 3시쯤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안경 부품 제조업체인 D사에서 플라스틱 렌즈를 만드는 기계의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고열(高熱)로 렌즈 500여개가 타면서 가스가 대량 발생했다.

역겨운 냄새가 나는 이 가스는 제대로 여과되지 않은 채 공장 밖으로 배출됐고, 때마침 불어온 바람을 타고 인근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인 N사의 공기 조절 장치를 통해 작업장으로 유입됐다.

가스 성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충북도는 밝혔다.이 사고로 야근 중이던 N사 직원 3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이 가운데 100여명은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일부 직원들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치료를 받았으나 중환자는 없는 상태다.N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서너 차례 가스 냄새가 심해 민원을 제기했고 2009년에는 D사로부터 손해배상금으로 2500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피해 내용과 누출된 가스 성분 등을 파악 중이며, 경찰은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6년 이후 해마다 9~17건씩 발생하던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올 들어서는 이달 10일까지 이미 2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과거보다 4~8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환경부는 사고가 잦은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의 안전 불감증을 꼽고 있다. 시설·장비 등이 낡아 교체하거나 공정을 개선해야 하는데도 기업들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미룬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화학물질 설비의 내구(耐久) 연한 등을 법에 명시해 연한이 지나면 강제로 교체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취재본부장 / 정 회창

정 회창 /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