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와 수자원공사 등 이른바 요직의 공기업 사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한달 넘게 업무를 계속하면서, 공기업 조직 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사표를 내지 않고 버티기를 해왔던 공기업 사장들까지도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겠다는 희망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신들의 임기 초반 보다도 오히려 강력한 조직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LH공사 이지송 사장은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가 안돼 사장직을 이어가고 있다.이와 관련해, 국토부내에서는 통상 공기업사장을 새로 뽑기 위해선 공모 절차가 2-3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이 사장이 오는 9월30일까지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지송 사장은 사표를 제출한 뒤에도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한 업무를 직접 챙기는 등 오히려 조직 내부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LH공사 내부에서는 이 사장이 생존을 위한 조직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도 지난달 12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수리가 안돼 여전히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이에따라 수자원공사 내부의 사정도 LH공사와 별반 다르지 않게 혼란스럽다는 분위기이다.

이처럼 사표를 제출한 공기업 사장들까지도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버티기를 해 왔던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과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대부분의 공기업 사장들이 생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임기가 아직도 1년 이상 남아있는데다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에서도 공기업 인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임기보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장.차관 인사 과정에서 홍역을 치렀던 청와대와 정부가 공기업 사장들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흔들리는 공기업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선 가부간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