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국정조사 무용론 나와 특위 활동은 23일까지로 연장 -

원세훈(左), 김용판(右)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오는 23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국조 특위는 ▶14, 19, 21일 사흘에 걸쳐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23일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핵심 증인의 출석 여부가 불투명해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김 전 청장 측 유승남 변호사는 "14일은 공판 준비 기일과 겹쳐 출석하지 못하지만 다음 (출석) 기일이 정해지면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원세훈 전 원장 측 이동명 변호사도 "사실상 나가서 증언을 못하더라도 떳떳하게 출석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주변의 권유가 많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두 증인 모두 출석할 여지를 열어두고는 있지만 이들이 출석 일자를 미루며 결과적으로 출석을 하지 않거나 출석을 했다 하더라도 재판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충실히 답변하지 않을 경우 여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한 출석 여부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이날도 "김 의원, 권 대사는 반드시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의제와 상관없는 증인으로, 정쟁을 위한 불순한 의도"라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에 있어 여전한 평행선을 달리자 내부에선 국조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핵심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을 알면서도 여야가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한 달 넘게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특위 위원은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정조사로, 국조 기간 내내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없고, 여야 정쟁의 빌미만 제공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국정조사 결과가 미흡할 경우 여야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진실 규명의 차원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국정조사를 이용하고 있다(김태흠 의원)"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 등) 정치적 노력을 등한시한 결과로 국민적 평가를 받게 될 것(박남춘 의원)"이라며 맞서고 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