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어 톡톡히 재미를 본다. 이후 야당은 내친 김에 ‘무상보육’이니 ‘무상의료’니 공짜복지 공약을 시리즈로 내놓는다.

그러자 여당도 손 놓고 당할 수는 없는지 마침내 무책임한 경쟁에 뛰어들고 만다. 그렇게 여.야는 총선, 대선에 이르기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수한 공짜복지 공약을 양산한다. 가히 공짜복지 공약은 광풍처럼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간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니나 다를까 공짜복지 공약이 다시 등장한다. 그런데 양상은 몇 년 전과는 전혀 딴판이다. 어느 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무상버스’ 공약으로 혼쭐이 나고 있으니 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7,80% 도민들이 무상버스 공약은 실현가능성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답변한다. 같은 야당내 경쟁하는 예비후보들조차 비판적인 입장이라니 참 격세지감이 들 정도이다. 사실 말이 좋아서이지 진정한 ‘무상’이나 ‘공짜’는 세상천지에 없다. 어디선가 투자 또는 희생이 필요하고, 돈과 시간 등 유무형의 가치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가 늘 마시는 공기도 그렇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끊임없이 들어가니 말이다. 하물며 공짜로 급식하고 버스를 태워 줄 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려면 반드시 세금을 엄청나게 많이 올려야 가능한 이치이다. 공짜복지가 아니라 ‘증세복지’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은가?

비록 뼈아픈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공짜복지 공약의 효용성은 아주 많이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함부로 헛공약을 남발하다가는 엄중한 심판을 받게 마련이다. 이제라도 여야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지속가능한 ‘생활공약’으로 승부해야 한다. ‘공짜복지 공약으로 흥한 자 공짜복지 공약으로 망할 수 있음’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짜복지 공약’의 종언(終焉)을 기대해본다.


안상정 / 논설위원

안상정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