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 대 0. 처참한 이 스코어는 스포츠 경기 결과가 아니다. 올 상반기 현재 미국과 한국의 슈퍼컴퓨터 보유 대수 자료다. 슈퍼컴퓨터는 통상 성능 순위 세계 500위권 안에 드는 컴퓨터로 초고속 연산처리가 특기다. 일기예보, 회로설계, 암호처리, 유전자 분석, 이미지 프로세싱 등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돼 슈퍼컴퓨터를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이 결정될 정도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21대를 보유했으며, 말레이시아, 불가리아 같은 비 OECD 국가들도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IT 기술과 10대 경제 대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현재 슈퍼컴퓨터가 단 한 대도 없어 이에 대한 관심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정두언 의원(한나라당, 서울 서대문 을)은 9월 15일 국가차원에서 슈퍼컴퓨터를 개발·구축하고 활용하는 내용의 ‘국가슈퍼컴퓨팅 육성법안’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슈퍼컴퓨팅은 첨단과학기술력 향상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관계되는 의학연구, 재난방지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인프라로 그 수요가 기초과학분야부터 첨단산업 및 사회과학분야로까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가차원에서 슈퍼컴퓨팅을 연구개발하고, 전문인력들을 양성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소속으로 국가슈퍼컴퓨팅위원회를 두며 5년마다 국가슈퍼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또 정부는 국가슈퍼컴퓨팅 육성 및 활용 촉진을 위해 국가슈퍼컴퓨팅 센터를 설립한다.


CNB국회방송 이석관 부장

이석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