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혼인빙자간음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재판부는 “형법상 ‘혼인을 빙자해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해 간음한 자’ 부분이 헌법 37조 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혼인빙자간음죄가 생긴 지난 53년 이후 해당 범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다.

형법 제304조(혼인빙자 등에 의한 간음)는 혼인을 빙자하거나 속임수로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를 기망해 간음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임모(33)씨는 "부모님께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이라고 소개 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자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혼인빙자 간음죄가 개인의 자유로운 성생활을 규제하고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뿐 아니라,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시해 남녀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이와 관련해 여성부 역시 혼인빙자 간음죄를 위헌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헌재는 2002년 10월 "혼인빙자간음죄가 자유의사에 따른 성관계를 제한한다"며 이모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를 내린 바 있다.

CNB국회방송 신경운 기자

신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