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28일, 3년 동안 정들었던 충남도청을 방문했다. 자신의 지방선거 불출마 배경을 털어 놓기 위해 도청 기자실을 찾은 것이다.

이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불출마에 대한 소회와 당내에서 충남지사 후보로 내정한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완구,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 배경 토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지난 해 12월 3일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말한 불출마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고 박 내정자를 향해서는 세종시에 대한 지역 정서를 알려주면서 선거를 돕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전 지사가 출마 여부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전 지사 스스로도 “사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번민과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도민을 상대로 드린 약속이기에 행동으로 보여 줌으로 해서 신뢰와 약속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사실, 출마를 고민했지만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박 내정자에 대한 선거 지원 부분에서는 세종시 원안 사수 의지가 분명함을 인식시켰다. 이 전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박 내정자가 “정치에 처음 발을 들인 분”이라며 “도민들의 정서와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도와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전 지사는 “박해춘씨를 돕는다고 해서 이완구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시에 대한 원안 사수 원칙은 지키면서 정치초년병인 박 내정자에 대한 지원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이 전 지사의 입장을 보는 시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다. 실과 득보다는 명분을 택했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을 돕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이 전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한 노림수로 풀이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불출마에 대해 반발하는 완사모 회원들에게 “더 큰 뜻을 펼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점과 선거 후보자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돕겠다”고 했던 점이 바로 그 근거다.

쉽게 말해 이 전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자신이 지원할 후보자들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는 듯 하면서도 향후 정치적인 포석을 깔아 놓는, 이것이 정치 9단 이 전 지사다.

임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