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뜻하지 않게 서울을 두 번이나 다녀오는 일이 있었다. 구미 김천 두 도시간에 역사명칭으로 잠시 시끌하던 곳을 드디어 가보게 된 것이다. 논밭 한가운데에 우뚝 외롭게 서있는 역사 실내에는 편의점 하나와 표파는 곳 뿐으로 정말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혁신도시가 다 들어서면 채워질지는 몰라도 지금은 김천시민이나 구미시민 양쪽 다 불편할 것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지리적으로는 김천이지만 김천시내에서도 꽤 떨어진 곳이고 거의 70~80% 이상 역을 이용하는 고객은 구미가 목적지일 것인데 택시비도 만만찮겠고 차를 타고 가도 남구미쪽에 있는 우리아파트에서도 약 24km 나 되는 거리였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데체 KTX를 처음 계획할때 구미에서는 무엇을 했나?

그리고 구미시내에 있는 구미역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KTX 김천구미역개통으로 구미에 서던 새마을과 무궁화도 대폭 줄어졌다는데??

며칠전 지나가다 구미역사의 한쪽 벽면에 오픈한지 얼마안된 가게가 문을 닫아 할인처리하는 대형플랭카드가 걸려있는 것이 눈의 띄었다. 머지않아 구미역사도 유령건물이 되는건 아닌지??

김천구미역에서 처음으로 KTX를 타고 서울을 오가면서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주에 몇 번씩 때로는 거의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다시피 했는데 그때는 어떻게 다녔는지 생각만 해도 나 자신이 대견할 정도다. 새벽에 구미에서 출발해서 때로는 대전역에서 환승을 하며 올라갔다가 늦은 밤시간에는 기차가 없어 동대구역까지 가서 다시 환승하여 구미로 오던 나날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정신없이 다녔는지....

그때는 구미 서울간 KTX도 하루에 몇 편 없어서 정말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시간 20여분 만에 서울에 도착하니...


서울을 다녀오면서 만나보고 싶은 얼굴들을 잠시 떠 올렸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그냥 내려왔다.

깜깜한 밤에 김천구미역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몰고 집으로 가는 길은 마치 또 다른 여행길에 오르는 듯 했다.

최윤희 / 논설위원.(1대학 교수.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 여성회장)

최윤희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