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분산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박성효 최고위원에게 자진 사퇴를 운운하며 사실상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비록 박 최고위원에 대한 지명권이 안 대표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청 몫이라는 지역 대표성을 가진 박 최고위원을 이렇게 대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 최고위원은 8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학벨트 분산배치 가능성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관련 “많은 얘기들과 정황들, 불안감들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심히 걱정스럽다”면서 “정부나 청와대는 ‘그런 일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다”라며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상황을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과학벨트위원회가 요식행위가 아닌, 합리적이고 신뢰라는 중요한 가치를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라며 “자칫 정책의 정책과 정치의 범위를 넘어서 대통령의 인품에까지 번져나가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지역의 얘기를 하는 것은 좋은데, 최고위원은 국가 전체의 업무를 보고 해야 한다”면서 “자꾸 지역 얘기를 한다면 최고위원 자리에 무엇 때문에 앉아 있나? 사퇴 하든지 해야지”라고 지적했으며 김무성 원내대표도 “말이 너무 지나치다”며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 대표의 말대로 과학벨트 문제가 ‘지역의 얘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박 최고위원의 역할이 충청권의 정서와 민심을 중앙당에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안 대표와) 비공개 회의 때 다 풀었다”면서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안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충청권의 성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이동근 기자

이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