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건설노동자들이 공공기관 등이 발주한 각종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2일 전국건설노동조합 인천지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1월 사이 인천도시철도본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발주한 공사현장에서 일한 건설노동자들이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이날 오전 중부고용노동청 앞에서 '건설현장 유보 임금·어음·체불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의 체불 실태를 공개했다.

인천지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천도시철도본부가 발주(원청 SK건설)한 지하철 7호선(부평) 공사현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석달치 임금 7천만원을 받지 못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 청라사업단(원청 포스코 건설)의 하수종말처리장(서구) 노동자 4명도 임금 2천만원을 석달째 못받고 있다.

또 인천항만청이 발주한 연수구 송도동 신항만 건설현장의 굴삭기 노동자 4명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임금 4천만원이 계속 밀리고 있다.

장광수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장은 "공공기관 등이 직접 고용이 아닌 원청·하청 방식으로 일을 주면서 속칭 건설현장의 쓰메끼리(유보 임금) 관행으로 체불이 생기고 있다"며 "조합원이 아닌 노동자까지 더하면 인천지역 체불임금은 수십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다수 건설노동자들이 임금 체불로 굴삭기 등 차량·기계 할부금조차 내지 못하면서 집까지 넘겨야 할 상황에 처했다"며 "정부와 해당 기관이 근본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런 악순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부는 13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굴삭기와 타워크레인 노조 등 건설노조 3곳과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선포식을 갖고 단계적 집단 행동에 들어간다.

인천/윤성원기자 y-s.w@hanmail.net

윤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