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재선 도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북한이 반 총장의 연임에 지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반 총장이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유엔본부 식당에서 열린 반 총장과 유엔 내 아시아그룹 회원국 대사 53명과의 조찬 회동 자리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대열에 동참했다.

신 대사는 반 총장과 인사말을 나누는 자리에서 “우리는 총장님의 재선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러나 오늘 공개 지지 연설은 안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006년에도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당시 북한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한겨레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게 같은 민족으로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차석대사는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지지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공식 지지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내 말에 우리의 뜻이 함축돼 있다. 이것은 개인 의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당시 한겨레신문이 보도

외교통상부 이경철 유엔과장은 "아주그룹 국가들이 전체적으로 지지를 하는 분위기에서 북한만 모난 행동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북한이 이명박 정부와 반기문 사무총장을 동일선상에서 보지않는 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부 한 당국자는 "5년 전 반 총장이 출마의사를 밝혔을 때도 북한은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을 유엔사무총장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선출될 당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로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와는 다르게 보는 것 같다"면서 "반기문 총장을 MB정부와 동일시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으로서는 이명박 정부와는 각을 세우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받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반대할 명분이 없는데다 중국과 일본 등 아주그룹에서 지지하는 상황에서 반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동근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