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구입 이자놀이 등 도덕적 해이 극에 달해

충북경찰청 수사2계는 15일 소각로 설치공사를 발주하면서 공사대금을 과다계상한 뒤 이를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모 제지업체 공장장 A(50)씨와 B(53)씨 등 2명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C(48)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공장장인 A씨는 2008년 3월24일께 회사 대표인 D(70)씨로부터 소각로 설치공사와 관련해 비자금을 조성하라는 지시를 받고 실제 대금 85억원보다 부풀린 97억원으로 공사비를 책정한 뒤 12억원을 6차례에 걸쳐 받아 개인용도 등으로 사용한 혐의다.

B씨는 A씨가 발주한 같은 업체에 소각로 설치공사를 의뢰한 뒤 실제 공사대금 60억원보다 많은 66억원으로 공사비로 과다계상 한 뒤 2006년 8월25일께 자신들의 명의로 개설한 증권계좌로 9000만원을 받는 등 다음해 11월12일까지 18차례에 걸쳐 4억4200만원을 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 소각로 공사를 도맡았던 E(51)씨는 3개 회사에 22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주는 한편 자신도 하청업체로부터 공사금액을 부풀려 지급했다가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22억원을 조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씨는 또 각 회사의 소각로 설치공사와 관련해 공사편의 명목으로 7명에게 약 3억여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또 다른 피의자 2명은 개발제한 구역내 토지를 법인인 기업 명의로 구입할 수 없게 되자 자신들의 명의를 빌려줘 토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명의수탁 등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피의자들은 소각로 설치업체에서 받은 돈으로 골프회원권을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뒤 이자를 받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을 정도"라며 "이처럼 회사내에서 공사를 벌이며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개인적으로 유용한 관련 업체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취재본부 황기수 기자

황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