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이 통합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어 야권통합의 향배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야4당을 한데 묶는 `대통합'을 목표로 하는 반면 나머지 3당은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을 위한 `소통합'을 우선하고 있어 적지 않은 난관도 예상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의 통합 행보는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지난 4일 야권통합특위를 출범한 민주당은 10일 `야4당 통합특위 연석회의' 발족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통합 시기 및 방법과 관련,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오는 10월 안으로 통합의 원칙과 과정, 방법에 대한 야권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를 위해 야권의 다양한 정파들이 차이와 정체성을 상호 인정하면서도 한 지붕 아래 모이는 `빅 텐트론'(연합정당론)을 내놓았다.

이인영 특위 위원장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을 요구하는 대의는 민주당도 진보정당들도 응답해야 하는 시대적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 6일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ARS방식.표본오차 ±3.46%포인트) 결과를 인용, `대통합'(30.4%)이 `소통합'(27.0%) 방식보다 바람직하다고 야3당을 압박했다.

앞서 손학규 대표는 "야권통합의 마지막 충분조건은 민주당의 희생이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야3당에 `통 큰 양보' 가능성을 열어두고 특위 활동에도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희생'을 호남 물갈이로 연결짓는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 나머지 야3당의 시큰둥한 반응 등 당 안팎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민노당 측은 "3월 당대회에서 민주당과 통합은 진보정당이 갈 길이 아니라고 확정한 바 있다"고 선을 그었고, 참여당 관계자는 "아직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안을 잘 모른다. 내용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오는 9월 추석 이전 통합진보정당 창당을 목표로 하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수임기관(협상기구)을 발족하는 등 통합 실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통합에 반대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민노당-참여당 간 `선(先)통합설'도 나돌아 통합 동력이 분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으며 참여당은 `소통합'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민노당과의 통합 추진에 더욱 적극적이다.

참여당은 이날 오후 금천구청에서 전국중앙위원회(대의원대회)를 열어 유시민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기구인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아울러 `5ㆍ31 진보대통합 연석회의' 합의문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진보정당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 5일 통합의 걸림돌 해소 차원에서 참여정부 시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한 데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특히 참여당은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아예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참여당 출신 야권 단일후보의 패배로 귀결된 김해 재보선의 전철이 반복될 경우 야권 분열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여당의 이런 방침에는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이 상대적으로 많은 민노당에 통합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는 게 야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참여당 유 대표와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오는 14일 두 사람의 대담집 `미래의 진보'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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