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통합 방법론 신경전‥'빅3' 주도권 경쟁 본격화 조짐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제1야당 역할론'을 내세워 `마이웨이'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의 차별화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저마다 야권통합을 내년 총선ㆍ대선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신경전이 감지되는 등 `빅3'의 주도권 경쟁도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초 대북기조를 놓고 손 대표와 각을 세웠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 해결노력을 요구하며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현장에서의 당 최고위원회 개최를 주장해온 그는 24일 오후에는 부산을 방문,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앞에서 열린 `시국회의'에 참석했다.

손 대표와의 차별성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행보로 보인다. 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야권 통합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선도통합론'을 전격 제기했다.
현실 가능성이 낮은 대통합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친노, 부산ㆍ경남(PK)의 민주개혁세력과 먼저 `선(先)통합'한 뒤 대통합을 견인하자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소재로 손 대표를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 그는 "지난해 10ㆍ3 전대 이후 10개월 동안 말의 성찬만 있고 연대와 통합 노력의 성과가 부진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양 날개로 민생진보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아직 여름휴가도 잡지 않았다.

당내 견제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상하는 등 안팎의 도전이 심해지고 있지만 제1야당 대표 역할론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단순히 대여 투쟁을 넘어서 `해결자'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것도 손 대표측의 전략이며.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균형있는 투쟁론'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이날 시국회의 선언문 명단에 이름은 올렸지만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김진표 원내대표도 부산을 찾아 저축은행 피해자 면담을 가진 뒤 한진중공업 행사에는 들르지 않은 채 상경했다.

야권에선 정동영 최고위원과 함께 천정배 조배숙 최고위원, 이미경 원혜영 이종걸 홍영표 의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와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 등이 시국회의에 참석했다.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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