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 불거져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8일 열렸다. 예상됐던 대로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또, 대통령 측근의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와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 등도 집중 부각됐다.

◈ 산업기능요원 복무한 장남 병역 문제 집중 부각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장남의 출,퇴근 시간이 4~5시간이나 걸렸고 공장주는 고등학교 친구"라며 "거기서 2년동안 납땜을 하면서 정말 근무했을까 하는 의혹이 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당시 거기에 근무한 산업근무요원을 찾았는데 하나도 못 만났고 공장도 폐쇄됐다"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이에 권 후보자는 장남이 포천 회사에 있으면서 포천과 의정부 소재 금융기관에서 돈을 입,출금한 내역을 공개하며 '성실근무'를 주장했다.

또, 권 후보자는 장남 병역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저도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자녀 학교나 부동산을 위한 게 아니고 부인이 일주일에 두 번 왕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자녀 학교나 부동산을 위한 위장전입은 더 무겁고 병역을 위한 위장전입은 가볍냐"고 목청을 높였고, 권 후보자는 "위장전입으로 볼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 공익근무요원 차남 병역 문제, 장남 김&장 특혜 입사 의혹도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장남에 이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차남의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박 의원은 "차남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입학하지 않고 교묘한 방법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편하게 근무했다"며 차남의 병역문제를 끄집어 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이나 법무부장관보다는 병무청장으로 가는 것이 훨씬 적재적소"라며 두 아들을 모두 현역으로 보내지 않은 권 장관을 비꼬았다.

이같은 아들들의 병역문제가 집중 부각되자 권 후보자는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편법, 탈법은 단연코 없었다"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또, 법무법인 김&장에서 수습 변리사로 근무하다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장남에 대한 특혜 의혹도 터져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장남이 입사하기 어려운 김&장에서 2개월간 일하다가 이례적으로 돌연 미국으로 6개월짜리 어학연수를 떠났다"며 민정수석으로 근무한 권 후보자를 고려한 특혜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권 후보자는 "특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 대통령 측근의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이와함께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대통령 측근이 법무장관으로 기용되면 측근을 통한 검찰 장악이 이뤄질 것이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권 후보자는 "26년간 검사로 재직하면서 정치적 중립, 수사 독립이 최고의 가치 임을 잊은 적이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춘석 의원은 권 후보자가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영부인과 '누님.동생'하는 사이가 맞느냐"고 질문했고 권 후보자는 "평생 영부인을 '누님'이라고 불러본 적이 없고 영부인도 내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 '재임시 사건 아냐'
권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총리실 민간인 사찰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와대 출입기록을 바탕으로 권 내정자가 6차례에 걸쳐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익(민간사찰 대상자)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민정수석실을 통해 제시했다"며 관련성을 추궁했다. .

이에 권 내정자는 "민간인 사찰은 제가 (민정수석으로) 재임 했을때 사건이 아니라 알지 못한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 밖에도 권 후보자가 지난 2002년 아파트를 매매할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과 관련한 추궁이 이어졌고 권 후보자는 이를 인정하면서 세금 납부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권 후보자와 지난 4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


;이동근 기자

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