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실시되는 18대 대통령선거가 1년4개월 가량 남은 가운데 여야 대권주자 지지율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여전히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8월 셋째주 주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2위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20% 이상의 격차를 두고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박 전 대표가 33.8%를 차지한 데 이어 문 이사장이 2위로 11.7%로 나타났다. 3위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6.8%), 4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5.0%), 5위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4.8%)로, 2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야권 주자들의 차지했다.

문 이사장이 자서전 발간 이후 놀랄만한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박 전 대표를 정면으로 위협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한 모양새다.

더구나 여권 내에서는 박 전 대표를 제외하면 6위 정몽준 전 대표(4.1%)나 7위 김문수 경기지사의 지지세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박근혜 독주체제'가 깨지지 않고 있다.

차기인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날은 2012년 12월19일이고 17대 대통령선거는 2007년 12월19일에 열렸다. 그렇다면 17대 대통령선거를 1년4개월 앞둔 시점의 대권 판도는 어떻게 됐을까.

17대 대선 약 1년4개월 전인 2006년 8월25일 같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간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현 대통령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8.22%로 1위를 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불과 3.4%포인트 차이인 24.8%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다. 당시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6%로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였다.

3위를 차지한 고건 전 총리 역시 21.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삼파전 양상을 나타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3.5%,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3.4%로 각각 4, 5위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리얼미터 측은 당시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 전 시장이 향후 전략적으로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됐으나, 이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강하게 부인을 한 바 있는 이 전 시장은 정책 투어를 계속하면서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사행성 게임의 일종이었던 일명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게임산업 진흥과 규제완화를 기반으로 한 IT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청와대가 직접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

리얼미터는 박 전 대표에 대해선 "피습 사건 이후 석 달여 만에 처음으로 상처 부위에 붙인 의료용 테이프를 떼어낸 채 당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는데,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전이기 때문인지 계속 2위에 머무르고 있다"고 바라봤다.

당시 이 전 시장은 2006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선캠프를 가동했지만, 박 전 대표는 대선 캠프를 공식 출범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9월에 대선 캠프의 출정식을 마쳤다.

한편 정치권은 2006년 8월과 2011년 8월 현재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아직 대선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시점인데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대선보다 '박근혜 쏠림현상'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대선판도가 제대로 불붙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내년 4월 총선이 끝나고 각 대권주자들이 공식 출정식을 시작하는 때가 되면 비로소 대세론을 말할 타이밍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철수 기자

윤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