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 종가 문적 가운데 보물 제1004-2호로 지정된 교지 기증 -

최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상주박물관에 기탁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검간(黔澗) 조정(趙靖, 1555∼1636) 선생 관련 보물 제1003호 및 1004호를 기증받은 데 이어, 조정 종가 문적 가운데 보물 제1004-2호로 지정된 교지 등을 기탁 받은 것이다.

기탁자인 조성만씨는 풍양조씨 후손으로, 그동안 구미 자택에서 유물을 관리해 오다가, 최근 서울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조정선생 관련 유물을 관리하고 있는 박물관에 보관하는 결심을 굳히고, 두 차례에 걸쳐 보물인 교지(敎旨) 1매와 시권(詩卷) 2매, 임란창의록 부화왕성동고록(壬亂倡義錄 附火旺城同苦錄), 박통사 상(朴通事 上, 영인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영인본) 등을 기탁했다.

조정의 자(字)는 안중(安仲), 호는 검간, 본관은 풍양(豊壤)이다. 김성일(金誠一)과 정구(鄭逑)의 문신으로, 임진왜란이 터지자 의병을 모아 활동하였고, 1596년(선조 29년)에는 사마시에, 2년 후에는 문과에 급제하여 호조 좌랑, 사헌부 감찰, 대구 판관 등의 벼슬을 역임하였다. 죽은 후에 이조참판에 증직되었다.

문과 급제 교지는 1605년(선조 36) 4월 2일에 발급한 것으로 당시 호조 좌랑 조정이 문과 병과 제21인으로 급제하였음을 증명하는 문서이다. 1601년(선조 34) 2월의 시권은 당시 광흥창(廣興倉) 부봉사(副奉事)였던 조정의 시지(試紙)이다.

문과급제 시권은 1605년(선조 38) 3월에 치른 증광문과전시(增廣文科殿試)의 시지로서 병과 제이십일인으로 급제하였다. 과거 시험 답안지 작성에서부터 등제, 채점 성적에 이르기까지 제반 형식이 갖추어진 문서로서 조선 선조 때의 과거제도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 밖에 임란창의록 부화왕성동고록은 곽재우가 정유재란 당시 화왕산성에 들어가 왜병의 진출을 막는데 고생한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 놓은 것이다. 모두 701명이 기록되어 있으며, 특히 검간 조정의 두 아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박통사는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한문본 박통사에 한글로 중국어의 정음과 속음을 단 언해본이다. 원본을 자료집으로 영인하였으며, 국어사 연구에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될것으로 본다.

이로써 상주박물관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는 국가지정문화재는 모두 81점으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박물관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힘입어 기증 및 기탁이 차츰 활성화가 되고 있다. 앞으로 기증 및 기탁한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학술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상주취재본부 안태호 기자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