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위 분들을 만나면 모두가 다가오는 총선 관련 온갖 설을 이야기하며 언제 출마를 선언할거냐? 준비는 잘 되어 가나? 어느 유력후보의 선대본부장이라 는 등 말이 분분하다.

요즘은 더더욱 조심스러워 지역행사에는 거의 얼굴도 내밀지 않고 홀가분하게 대학과 경북도에서 맡은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 매년 가던 신년교례회도 가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괜스레 펌프질하는 것 같아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제오늘 뉴스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어느 국회의원의 전당대회 돈 봉투 전달 발언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한다는 것. 정말 코메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몰랐기 때문에 조사하는 것인지 아님 여론에 의해 할 수없이 떠밀려 조사하는 척 하는것인지 아리송하다.

여러 사람들이 2010년 지방선거 때 왜 내가 공천을 받지 못했는지 물었다. 4년간 의정활동이 부족했나? 누구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지만 다른 공천 희망자들처럼 지역 국회의원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거나 부인을 수행하거나 또는 마치 부인도 국회의원인양 모시고 다니며 고개 숙이진 않았다.

그리고 후원금 모금에도 적극 나서서 지역에서 사업을 하거나 재력이 되는 사람들을 결코 동원하지 않았다.

내가 2006년에 도의원이 된 것도 시나리오에 없었던 것이다. 비례대표라는 것을 얻기 위해 일정금액을 당에 기부(?)해야 된다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단 1초도 생각하지 않고 거절해 버렸다.

능력을 인정받고 일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 공천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고 정당기여도, 경력, 등은 언론보도용일 뿐, 공천심사도 형식적인 것이었다.

모두들 스팩은 국회의원감이라 말하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줄서지 않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당선권 밖으로 순번이 주어졌다. 그 후 후보등록 과정에서 내 앞에 번호를 받은 후보가 거주지를 경북으로 옮긴 시점이 법정기한에 못 미쳐 후보자격 미달이 되는 기가 막힌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그가 실제로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었지만 당에서도 활동이 미미했던 그에게 덥석 당선권 후보자리가 주어진 것. 그렇게 무리한 공천과정은 결국 선거법으로 인해 당선권 순번이 나에게 돌아왔고 정당 기부금 없이 나는 도의원이 된 것이었다.

우리사회를 위해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겠다는 내 의지는 지역민들에게 어떠한 납득 가능한 설명도 없이 지역 국회의원의 절대권한에 의해 2010년 지방선거때 공천은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지역 국회의원의 하수인이 되는 정치판. 정치개혁을 위해 비대위가 만들어지고 젊은 층을 끌어안기 위해 20~30대 국회의원수를 인구에 비례하여 정한다는 등 정말 웃지못할 우리의 정치 현주소이다.

국민의 의식은 활발한 정보화사회에서 급속도로 깨우쳐지고 이제 기성 정치인들이 발 디딜 곳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윤희 / 논설위원 (일대학 교수)

최윤희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