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두 달도 채 안 남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에 치러지는 총선이라 기본적으로 야권에 유리하고 여권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선거이다. 정권심판론이 가장 기본적인 구도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데 이명박 정부가 민심을 잃을 대로 잃었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 고정표가 있어서 이들이 결집한다면 여당이 참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야당에게 유리한 선거인 것은 맞지만 낙승을 기대할 상황도 아니다.

지역구별로 보면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수도권에서의 승패다. 아시는 바와 같이 2008년 18대 총선때는 서울 지역구 48곳 중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40곳에서, 민주당(현 민주통합당)이 8곳에서 이겼다. 새누리당이 서울은 싹쓸이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뉴타운 열풍을 타고 국회에 입성한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을 '타운돌이'라고도 한다. 수도권 여론은 이슈에 가장 민감하다. 그래서 만약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다면 "민심은 MB심판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올 것이다.

부산·경남도 뜨거운 관심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지만 저축은행사태 등으로 부산 민심이 여권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때보다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상임고문,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문성길 트리오' 등을 내세워 바람 몰이를 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은 야권연대 논의도 비교적 잘 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울산은 소위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던 곳인데 이번에 통합진보당이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호남지역이다. 호남은 민주통합당 안팎에서 '현역 물갈이' 압박이 높다. 호남은 민주당 텃밭인만큼 소위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민심이 변하고 있다. 민주당을 못 마땅하게 보는 민심은 무소속 후보를 선택하기도 하고,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은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 다수 진출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요새 호남 젊은 사람들은 민주당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밀어주지는 않는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무소속 바람, 진보정당의 기초·광역의회 진출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10년 광주 남구 보궐선거 때는 비민주단일후보로 나선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가 민주당 후보 턱밑까지 추격하기도 했고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때는 전남 순천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서 당선되면서 민주노동당 최초 호남 지역구 의원이 탄생했다.

이런 흐름속에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현역의원 물갈이 여론도 높은 터라, 4.11 총선이 호남에서 민주당과 다른 정당이 경쟁하는 구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될지 기대가 된다.


김형곤 / 기자

김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