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은 연평균 427건으로, 소중한 산림 1,173ha 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3~4월에는 전체 산불 발생건수의 53%가 집중되었으며 입산자의 실화 및 논밭두렁 소각이 주요 산불 원인으로 꼽혔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가슴이 아픈 대형 산불도 있었다. 2005년 4월 4일 양양읍 도로변 야산에서 시작돼 17개 마을로 삽시간에 번진 양양 산불은 약 250ha의 산림을 태우고 발화 32시간여만인 6일 오전 8시가 되어서야 완전히 진화되었다.

당시 민간, 행정당국 및 군까지 동원된 진화인력은 1만3천여명에 달했으며, 동원된 헬기만도 무려 32대나 되었다. 양양 산불로 건물 246채가 전소되어 144가구 37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양양지역 22개 마을 2,000여명의 주민이 한 때 긴급대피를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양양산불은 우리의 고유한 문화유산인 천년사찰 낙산사를 앗아가버렸다. 상실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산불은 발생 후 일정시간이 지나 화세가 성장한 다음에는 걷잡을 수 없는 큰 화마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큰 재난도 부주의와 같은 매우 사소한 원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등산객이 크게 늘어나는 식목일·청명(4.5) 및 한식(4.6)을 앞두고 있는 지금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할 안전수칙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자.

먼저 등산을 할 때에는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을 소지하지 않도록 하며, 입산통제구역 출입을 자제하고, 산림과 인접된 곳에서는 논밭두렁 태우기, 쓰레기소각 등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산불 발견 시 119, 112, 시·군·구청 등으로 신고해야 하며, 초기의 작은 산불을 진화하고자 할 경우, 나뭇가지를 사용하여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한다.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하므로, 풍향을 고려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며, 산불구역보다 높은 곳으로 대피하지 않도록 한다.

소방관서에서는 2월 6일~5월 15일을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하고 각종 홍보활동 및 진압훈련·합동안전점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차량을 이용하여 취약시기 기동순찰을 실시하고 주요 등산로, 취약장소에서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산불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驚蟄)이 지나고 어느 덧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春分)이 찾아왔다. 비록 아침저녁으로 이따금씩 쌀쌀한 날씨긴 하지만 낮에는 완연한 봄날씨를 느낄 수 있다.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 우리의 소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앗아간다. 화창한 날씨, 푸른 들과 산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화마에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산불을 예방하자.

글 : 변태우 (소방교)

편 집 : 김광수 기자

김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