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공범으로 구속된 전직 경찰관의 관련 의혹이 불거진 40대 성인오락실 여사장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여성이 살해됐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4일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경찰관 김모씨(45)가 공범인 박모씨(45) 등을 시켜 2011년 3월 실종된 황모씨(44·여)를 살해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참고인으로 출석한 ㄱ씨는 이날 "황씨가 실종된 직후인 2011년 3월 말 사행성 오락실 단속 업무를 맡은 전직 경찰관 ㄴ씨로부터 김씨 등이 황씨를 이미 정리했다는 말을 직접 전해들었다는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ㄴ씨를 불러 진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경찰관 ㄴ씨는 다른 직원 4명과 함께 2011년 4월 성인 오락실 업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파면 조치됐다.김씨는 황씨가 실종된 2011년 3월17일 당시 여수경찰서 형사과에, ㄴ씨는 다른 부서에 각각 근무하면서 오락실 단속 업무를 맡았다.

황씨는 실종 당시 여수 모 성인오락실의 '바지 사장'으로 일하던 중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적발돼 지명수배된 상태였다.황씨 가족들에 따르면 황씨가 실종 무렵, "김씨가 지명수배를 풀어주기로 했는데 왜 아직까지 그대로인지 따져야겠다"며 "이번에 해결해주지 않으면 옷을 벗겨버리겠다.

내가 입만 벙긋하면 경찰관 몇 명 옷벗게 된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당시 형사과에 근무한 김씨는 오락실 업주들과 수차례 부적절하게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 자체 감찰을 받은 후 삼일파출소로 전출됐다.

실종 당일 김씨를 만나러 나간 황씨는 17일 당일 오후 5시46분 인적이 드문 전남 광양의 아파트 재개발 부지에서 통신이 끊겼으며, 이틀 후인 19일 오후 2시12분 동거남에게 '잠시 피해 있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통신내역 조회 결과 황씨는 실종되기 전에는 하루 평균 20여통의 전화를 했지만 17일 통신이 끊어진 후 동거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일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황씨가 동거남에게 보낸 "경찰이나 검찰에서 찾아오면 모른다고 하고, 조용해지면 연락할 테니 기다려라. 그 전에 먼저 연락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본인이 아닌 제3자가 황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검찰은 김씨가 황씨를 불러냈을 때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형곤 /보도 2국장

김 형곤 /보도 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