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본격화하기 시작한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은 과거 집권당의 초기 경선과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집권 초기 원내대표는 새 대통령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주류(主流) 내부의 협의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2003년에는 친노(親盧) 세력이 김근태 원내대표, 정세균 정책위의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2008년에는 한나라당 친이(親李) 주류 내부 조율을 거쳐 홍준표 원내대표로 단일화됐다.그러나 이번에는 주류 내부에서 양보 없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대선 때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친박계다. 최경환 의원도 2004년 정치 데뷔 이후 줄곧 박근혜 대통령 곁을 지킨 '원조 친박'이다.물밑에선 감정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있다.

이 의원 측은 최 의원을 향해 "청와대에 기대려 한다"고 하고, 최 의원 측은 이 의원을 향해 "승산이 없으니 당직을 입도선매(立稻先賣)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의원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김무성 의원이 서로 자기를 지원한다며 '김심(金心)' 논란까지 나왔다.

또 정권 초기엔 "대통령과 잘 통한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반대로 "청와대를 견제할 사람"으로 '광고'하고 있다. 집권 초기 인사 등에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지면서 "당의 독자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의원들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영남 후보 일색인 점도 특징이다. 이주영(마산)·장윤석(경북 영주), 최경환(경북 경산)·김기현(울산) 의원이 모두 영남이다. 수도권·비주류 의원들은 "주류끼리 '막장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