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덤인 경주 황남대총 두 개의 무덤에서 청동거울과 철로 만든 거울이 출토됐다.

황남대총 두 개의 무덤 남쪽 무덤에서 중국제의 청동거울이, 북쪽 무덤은 왕비의 것으로 여기에서는 철로 만든 거울이 출토돼 학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왕비의 철거울은 녹이 스렀지만 가장자리에 약간의 무늬가 남아 있고 표면에 마포와 비단 등의 흔적이 보여 원래는 보자기나 주머니에 넣어 두었을 것으로 보인다.

철로 만든 거울은 백제 지역인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과 부여 화지산 8호 건물지, 고구려 지역인 길림 마선구 M2100호묘 등지에서도 출토되었지만 그리 흔한 예는 아니다.

아마도 북방의 문물이 고구려를 통해 신라로 들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거울 외곽에 '王公大貴富(昌)□□□宜(宣)官□'이라 글이 새겨져 있다.
깨어져 완전한 해석을 할 수는 없지만 '왕', '공', '대귀부(창)' 등 귀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표면에는 역시 마포와 비단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 거울의 무늬는 약간 둔탁한 느낌인데 이는 중국 위진대 거울의 특징이다.
지금은 용모를 가다듬기 위해 거울을 보지만 과거의 거울은 지배자의 상징이었다.

태양빛 아래 빛나는 거울은 보는 이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지금 청동거울은 녹색의 녹이 끼었지만 원래는 황금색에, 철거울은 은색에 가깝다.

황금색과 은색, 혹 이것은 해와 달을 의미한 것이 아닐까. 왕은 태양을 왕비는 달을 상징하는 거울을 가지고 '파경'이 아니라 금슬 좋게 하나의 무덤에 묻힌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동부취재본부/김건우기자

김건우 기자